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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과테말라 단기선교편지 7. 선교지에선 별거 아닌 것도 사역이 된다

글쓴이 : 사랑채 날짜 : 2016-08-07 (일) 21:50 조회 : 364


사진 오른쪽 위에 보면 브레이크 판넬 같은 것이 보이는데 이는 전기박스가 아니라

순간 온수 장치다. 찬물이 들어가는 배관은 문제가 없었는데

시공업자가 더운 물이 나오는 밸브를 잘못 연결해 놓은 바람에 물이 많이 새서

그동안 사용하지 못하던 것을 이춘봉 장로님이 잠깐 만지시더니 고쳐 놓았다.

그헐게 잠깐 잠깐 만져서 고쳐 놓으신 것이 한 둘이 아니다.

 



그동안 세탁기만 못쓴 것이 아니라 건조기도 먼지를 빼내는 장치가 없어 못쓰고 있었다.

이번엔 내가 덤볐다. 먼저 적당한 위치에 구멍을 하나 뚫렀다.

드릴은 이번 단기선교사역을 위해 특별히 구입한 것으로 사용한 후 두고 왔다.

이번에 단기선교에 쓰려고 연장들을 구입하러 리치몬드에서 두 군데의 후리마켓을 들렀었다.

100도가 넘는 날씨에 무려 여섯시간이나 발품을 팔아 필요한 모든 연장들을 샀다.

 



구멍을 하나 뚫고 밖으로 나가 보니 마치 미리 계산을 해서 뚫은 것처럼

절묘하게 돌과 돌 사이의 정중앙을 뚫고 나왔다.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더니

이렇게 기가 막힌 경우는 은혜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처음부터 돌 가운데를 뚫느라고 사력을 다했으면 어떡했겠느냐는 이야기다.

 



이제부터는 시간과 체력 싸움이었다. 가능한한 많은 구멍을 뚫어야 승산이 있다.

그래도 각 돌이 만나는 곳에서 구멍을 뚫는 것으므로 나중에 망치로 때리면

끝조각들이 쉽게 떨어져 나갈 것이라 희망은 있었다.

물론 그렇지만 석고보드란 개념이 없이 전체가 시멘트로 발라올린 벽이라 만만치는 않았다.

 



구멍을 거의 다 뚫었을 때 각 층의 화장실을 돌아다니며 배관공사를 다시 하시던

이춘봉 장로님이 합세하셨다. 장로님이 몇 구멍 더 뚫으신 후

장로님은 안에서, 나는 밖에서 해머와 정을 가지고 쪼아대기 시작했다.

이번에 장로님과 한 조가 되어서 일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말없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매일 새벽이면 일찍 일어나셔서 선교센터와 클리닉 주변을 청소하셨고,

그렇게 해서 모아진 쓰레기들을 태우셨다.

시청에서는 개인 주택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어

음식 쓰레기든 공사 쓰레기든 모든 쓰레기들은 자체 소각 처리해야 했다.


선교 현장에 가서는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 준답시고 둘이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나는 아무리 봐도 어색한데 장로님의 춤사위는 여간 그럴 듯 한게 아니다.

개다리도 추셨는데 그 사진이 찍히지 않은게 좀 아쉽다.

 







드디어 구멍이 뻥 뚫렸다.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둘이 애들처럼 하이 파이브를 했다.

 



구멍 속을 통과할 파이프는 쓰다 남은 배관 파이프를 잘라 만들었다.

틈새는 벌레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실리콘으로 단단히 막았다.

이제 안쪽은 저 파이프에 건조기 밴트 관만 연결하면 된다.

문제는 바깥쪽이었다.

 



사실 어제 오후에 바깥쪽 밴트 카버를 사려고 재료상엘 갔었다.

재료상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그러한 파트가 없는 것은 물론 아무리 통역이 설명하고

내가 그림을 그려 보여주고 손짓 발짓 별짓을 다해도 전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

아무래도 그런 개념조차 없는 듯 했다.

할 수 없이 선교센터와 클리닉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사진에 보이는 것을 주워왔다.

 


 


그리곤 바람이 빠지라고 수없이 많은 구멍을 뚫었다.

 



 


마지막으로 구멍이 아래로 가게 해서 파이프와 고정을 시켰다.

먼지가 많이 쌓이면 청소하고 다시 붙일 수 있도록 나사로 고정을 해서

떼었다 붙였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건조기를 돌렸는데 아주 잘 돌아갔다.


그런데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왜 하는가 하면 이까짓것 하는데

꼬박 반나절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미국에서 이랬다간 밥빌어 죽도 못끓여 먹을 것이다. 그래도 작년의 경우보다는 백배 낫다.

금년엔 제법 많은 연장을 갖고 가서 큰 불편이 없었는데 작년엔 연장이 없어서

김진기 장로님과 함께 돌로 시멘트를 깼으니 말해야 입만 아프다.

정말 선교지에선 별거 아닌 일이 사역이 되곤 한다. 그래도 점점 연장과 기계들이 늘어가고 있어서

일이 한결 수월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작년에도 김진기 장로님께서 사주셔서

기계를 갖고 가서 쓰고 두고 왔는데

금년엔 그 몇 배를 갖고 가서 두고 왔다. 그렇다고 할 일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계와 연장들이 있어서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사역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선교 하면 행복함에 입가에 미소부터 피어오르는 것이다.


벌써 내년이 기다려진다.


☞특수문자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