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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선교일지 16, 룸메이트

글쓴이 : 사랑채 날짜 : 2015-08-29 (토) 10:51 조회 : 508


작년에 니카라과로 단기선교를 갔을 때는 김진기 장로님이랑 룸메이트를 했다.

나는 잘 때 서늘해야 잠을 잘자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시는 장로님도 당연히 나와 온도가 같은 줄로 알고

71도로 맞춰놓고 잤다. 그런데 자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주무시고 있는 장로님을 보니

이불을 있는 대로 끌어다  둘둘 말고도 추워서 잔뜩 웅크리고 오돌 오돌 떨면서 주무시고 계셨다.

반면 나는 전혀 이불도 안덮고 큰 대자로 누워서 잤다. 얼른 온도를 76도로 올려놓고

컴퓨터를 들고 응접실로 나왔다. 다음날부터는 76도로 맞춰놓고 잤다.

장로님이 똑바로 누워서 편안하게 주무시는 것을 보고 나도 아주 따뜻하게 잠을 청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김진기 장로님과 함께 훈훈하고 따스한 밤을 보냈다.



얼마 전 과테말라로 단기선교를 갔을 때는 룸메이트가 한분 더 늘었다.

오흥우 집사님이 함께 하셔서 셋이 한 방을 썼다.

잠이 많으신 오집사님이 초저녁부터 주무시기 시작하면

김진기 장로님은 누워서 스마트 폰으로 성경을 들으며 애써 잠을 청했다.

잠들기가 쉽지 않은지 오래 뒤척이다 겨우 잠드시곤 했다.

니카라과에선 곤하게 주무시는 룸메이트를 방해할 수 없어 컴퓨터를 들고

로비로 나와 작업을 했는데 이번 호텔은 니카라과보다 시설은 몇 배 더 좋아보이는데도

밤이 깊으면 로비도 문을 잠가놓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에서 컴퓨터 작업을 해야 했다.



둘쨋날부터는 노경만형제와 강전호형제가 쓰는 방의 앞쪽이

우리 모두의 창고 겸 주방이어서 밤새도록 문을 잠그지 않기 때문에

그곳에 내려가 컴퓨터 작업을 하다 올라왔다. 내가 아주 조심하여 다녔기 때문에

다행히 한번도 내가 왔다가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 사실 컴퓨터 작업도 작업이지만

내가 워낙 코를 심하게 골기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 항상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다.

마지막 날 금요일 밤은 아예 꼬박 밤샘작업을 하기도 했다.

혼자 독방을 쓰고 싶지만 사정상 그럴 수 없는 것이 내게는 선교지에서의 가장 큰 고역이다.

오흥우집사님은 코를 고는 대신 살살 입으로 바람을 분다.

그 소리가 아주 작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다. 부러워서 죽을뻔 했다.

가끔 잠꼬대를 하시는데 아주 고운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우스워 죽을뻔했다.

김진기 장로님은 코를 골지만 오흥우 집사님이 부는 바람 소리보다도 작아

그 또한 전혀 다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였다.

즉 셋 중 나만 지축을 흔들며 지나가는 탱크의 그것과 맞먹을 정도의 굉음을 내니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룸메이트들이 6 ~ 8시간쯤 취침하는 데 비해 나는 평균 세시간 이하로 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와 처음 3~4일은 하루 열시간 이상씩 잔다.



단기선교가 아니라면 손자 손녀들이 있는 할아버지들이 어디서 룸메이트를 하려나 싶다.

그래서 단기선교가 귀하지만 룸메이트도 여간 귀한 게 아니다.

주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지난 오월의 가족수양회 때는 박종우 장로님과 룸메이트를 했다.

콜럼버스 오하이오에서의 가족 수련회 때는 홍장로님 내외, 홍집사님 내외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한방에서 룸메이트로 지냈다. 플로리다의 가족수양회 때는

혼자 사시는 연세 많으신 여장로님과 룸메이트를 했었다. 여자장로가 아니라 성씨가 여다.

내가 이제껏 만난 룸메이트들은 전부 멋진 분들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형제님들과 룸메이트를 하고 싶다.

말하자면 더 많은 우리 교회 형제님들을 내 코고는 소리로 괴롭혀드리고 싶다는 말이다.

언젠가는 우리 교회의 모든 형제님들과 룸메이트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봤으면 좋겠다.



내년 단기선교땐 또 누구와 룸메이트를 하게 되려나 벌써부터 궁금하다.



☞특수문자
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