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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한 인생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7-06-12 (월) 23:03 조회 : 32
모든 사람의 인생은 비스듬합니다. 제 아무리 꼿꼿하게 서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고해도, 누구나의 인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혼자일수 없는 인생은 누가 뭐라고해도 비스듬한 인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오세영 시인의 “너 없음으로”라는 시입니다.

너 없음으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면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꿏 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홀로 존재하며 살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집 뒤에 이름도 모르게 피어있는 작은 꽃 하나도 홀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함께 있고, 내리 비치는 햇볕이 함께 있고, 뿌려지는 빗물이 함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 작은 꽃 한송이를 바라보고, 무슨 위대한 발견인양 즐거워하는 나 자신으로 말미암아 그 작은 꽃은 이미 혼자가 아닌 것입니다.

인생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인생들이 서로를 비스듬히 받치고 살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똑바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비스듬히 살아가는 것이 더욱 정확한 인생입니다. 나는 나 스스로 똑바로 세워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자신감이라기 보다는 교만이고, 나 자신은 스스로 똑바로 세워질 수 없는 존재라고 하는 자기 인식이 겸손일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 하루를 “제대로” 비스듬하게 살아가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일 것입니다.

비스듬한 나의 삶을 받치고 있는 또 하나의 비스듬함이 있습니다. 그 비스듬함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우리 주님 달리신 십자가는 나의 인생을 받치고 있는 비스듬한 십자가입니다.

이 비스듬한 십자가로 받쳐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함께 서로를 받쳐주는 비스듬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나만 우뚝 세워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비스듬함을 딛고 누군가가 세워지는 것이 신나고 즐거운 공동체가 있습니다. 바로 이 공동체가 진정한 교회의 모습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모든 사람과 화평하게 지내도록 노력하십시오.
또한 거룩하게 살도록 하십시오.
거룩하게 살지 않으면 주님을 볼 수 없습니다.” 
Make every effort to live in peace with all men and to be holy; 
without holiness no one will see the Lord (히브리서 12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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